길동무
이정화(젤뚜르다)
바람이 몹시 불던 날 미란은 잠깐 호흡을 가다 듬은 뒤 집을 나섰다.
무척이나 변덕스러운 날씨다. 날씨가 제 멋대로인지 일기예보가 오보인지
분간이 안 설 정도로 종잡을 수 없는 날씨다.
그러기는 미란도 마찬가지,,,. 자기가 지금 어디로 갈지 왜 또 무엇을 할런지
아무것도 확언 할 수도 없고,
단지 어떤 힘에 이끌려 이리저리 움직인다는 것을
느낄 뿐이다.
그냥 그렇게 무턱대고 집을 나섰다.
예날 친구를 찾아 볼 생각이다.
거기가 당고개 인가 ?!,,. 용산역 어디쯤 이라는데,,,.
때때로 인생은 날씨와 같아서 흐렸다가 개었다 한다.
그러나 미란의 인생은 늘 폭풍을 일으키며 수직 상승 하곤 했다.
정은을 만난 곳은 찬바람불던 늦은 가을날,
학교 벤취에서였다.
그녀는 울고 있었다.아주 소담스럽게,,,
그러나 거기에는 눈물이 보였고 탄식과 비통함이 어렸었다.
왜 그렇게 느꼈는지는 모르겠다. 단지 미란과 닮은 듯한
그 울음 속애는 어떤 동질감 같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 보고 있는데, 놀랍게도 그녀는
무척이나 당돌하게 자기를 왜 쳐다보느냐고 대들 듯이 물었다.
순간 미란은 이것이 실례인 줄 몰랐다고 더듬거리며 말했던 것 같다.
그러자 그녀는 왜 그렇게 자기를 빤히 쳐다보냐고 노기띤 얼굴로 또 물었다.
할 말이 없었다.
궁색한 변명 같지만 그냥 쳐다 보았노라고 얼버무렸다.
그러면서 속으로 꽤나 까칠한 성격의 소유자라는 인상과
쳐다 본것도 죄가 되나 싶어 슬그머니 부아가 치밀어 올랐지만
꾹 참고 실례가 되었다면 용서하길 바란다고 다시한번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그녀와의 첫 만남,,,,,
그녀는 미랑이 그녀(정은)에게 꽤나 관심이 있어 쳐다본 줄 알았지만
실제로는 정은의 미란에 대한 관심이 더 컷었던 것 같다.
나중에 들으니 정은은 입학한 첫 날부터 어딘지 모르게 어수룩해 보이는 미란을
깨나 관심있게 예의 주시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말문이 트인 그들은 급속도로 가까와 졌다.
4년 내내 같이 붙어 다녔다. 더딜가든 정은은 미란과 함께 였으며,
미란은 또 그런 정인을 그림자처럼 따라 다녔다.
정은은 미란에게 또다른 삶의 세계를 보여 주었다.
종교라는 광역속에 무방비 상태로 발을 디딘 미란은
정은의 일거수 일투족이 신앙이었고 믿음 이었다.
정은은 많은 신앙서적을 읽었고, 그들은 참 많은
이야기를 밤 늦도록 나누었고, 주제는 늘 하느님이었다.
교회사에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늘 한결같은 고민에
시달렸다.
그것은 성소( ) 였다
그녀에게 성소가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정은의 부모님은 그런 그녀가 수도자의 길을 갈 것인가 말것인가의
여부에 대해 일언반구의 말도 없었다.
즉 찬성도 반대도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았다.
(이후계속 이어짐)
'소설영화보따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레 프레스트르(Les Pretres) Rouen 성당(CATHEDRALE DE ROUEN) 공연 실황 (0) | 2013.05.31 |
---|---|
길동무(2) === 이정화 (0) | 2013.05.23 |
****<죽 끓이는 男子...>**** (0) | 2013.05.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