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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영화보따리

****<죽 끓이는 男子...>****

****<죽 끓이는 男子...>****



요며칠..
뜨거운 바깥을 떠돌았더니
급기야 어제는..
더위를 먹었는지 온몸에 힘이 하나도 없고
먹은 것도 없는데 속은 더부룩하고..

겨우겨우 운전을 해서..
집에 들어오자마자 그대로 바닥에 엎어 졌습니다.

엄니의 걱정어린 염려와..
아이들의 불안한 시선을 무시하고 씻지도 않고 꿈나라로~~

아침에 일어나서도..
몸살인 듯 삭신이 쑤시고..속은 여전히 아프고 더부룩..

우리같은 한부모들..
아프다고 맘편히 쉴 순 없죠?

나는 프로!
고객들에게 비실비실한 모습을 보여줄 수 없으니..
다른 날보다 더욱 이쁘게 차려입고..
머리에 젤도 듬뿍 발라 기름기 좔좔 흐르게..

제일 먼저 약국엘 갔죠..

위염인 것 같다고 하더라구요..
덥다고 찬 먹거리를 많이 먹어서 그렇다구..
음식..특히 자극적인 것을 피하라는 말과 함께..

약사의 말이 아니더라도..
더부룩한 속은 아무런 음식도 받아주질 않았습니다.

속아프고..
먹지 못하는 괴로움..

당해보신 분은 아실 거에요..

퇴근하는 길..
인스턴트식 죽요리를 샀습니다.

샤워를 하고..
작은 냄비에 쇠고기죽을 붓고 끓이기 시작하자
걱정스러운 듯 엄니가 묻더군요..

- 아직도 속이 아프니? 내가 해주련?

- 괜찮아요..들어가 주무셔요..

이번엔..
미르가 다가와 말을 합니다.

- 많이 아프세요? 아빠...

- 아니야..죽먹으면 금방 나아..미르도 찬 거 많이 먹지 마.

미르는..
고개를 끄덕이며 할머니랑 동생이랑 저녁기도를 준비합니다.


죽이 끓기 시작합니다..

냉장고에서 김치랑..마른 반찬을 꺼내어..
식탁에 올려 놓습니다.

할머니 방에서..
미르랑..한센이의 저녁기도 소리가 들립니다..
곧이어..
부모를 위한 기도가 들립니다..

죽이..
맛난 모습으로 식탁에 올려 졌습니다.


뜨거운 온기와 함께..

아이들의 기도소리와 함께..

어느새..

쓰리고..더부룩했던 속이..

서서히 풀리는 느낌입니다..





이런 것이..

아이들과 함께 있기에 느끼는..

작은..

행복임을..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K.JG Paul